간호협회 수기 발간...코로나 현장 간호사의 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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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 수기 발간...코로나 현장 간호사의 손 화제
  • 김재범_편집주간
  • 승인 2021.02.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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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현장스토리 공모전 수기 27편·사진 33점 등 수록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이학도 간호사의 손. 두 겹, 세 겹의 장갑을 끼고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환자를 돌보는 그의 손이 온통 부르텄다. (사진=대한간호협회)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이학도 간호사의 손. 두 겹, 세 겹의 장갑을 끼고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환자를 돌보는 그의 손이 온통 부르텄다. (사진=대한간호협회)

코로나 현장에서 활약한 간호사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기집이 출간됐다.

대한간호협회는 23일 대구·경북 1차 대유행 당시 코로나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보고, 느끼고, 듣고, 체험한 코로나 극복 수기 ‘코로나 영웅, 대한민국을 간호하다’를 펴냈다.

이 책에는 지난해 5월 간호협회가 실시한 코로나19 현장스토리 공모전 당선작 등 27편의 수기와 함께 33점의 사진 등이 담겨있다.

대구·경북에서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간호협회는 전국에서 지원자를 모집했고 3월 1일 단 하루만 500명이 넘게 자원했다. 두 달 만에 모인 3,959명의 간호사들은 코로나병동의 하루하루를 일기처럼 기록했다.

어머니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던 대구 파견 간호사, 암 진단을 받고도 간호사라는 사명감에 대구로 간 간호사,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스페인 간호사, 이 모든 것이 한 편의 감동 드라마다.

특히 이 책에 실린 한 장의 손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손 사진의 주인공인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이학도 간호사. 그는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코로나 환자를 돌봤다. 두 겹, 세 겹의 장갑을 끼고 땀으로 범벅된 그의 손은 온통 부르텄다. 간호의 어려움과 고초를 생생하게 보여 준 간호사의 손. 그것은 바로 국민들의 생명을 살린 거룩한 손이었음은 말해주고 있다.

신경림 회장은 발간사에서 “간호사들의 코로나 분투기는 간호사에 대한 연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사랑과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이었고, 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 책에서 “간호사들의 사명감은 교과서에서 공식처럼 배운 것이 아니라 위기의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현장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코로나 영웅, 대한민국을 간호하다’ 내용 중 일부 발췌]

방호복은 땀과의 전쟁이다. 화장실 가기도 힘들어서 물이나 커피도 마실 수가 없었다. N95 마스크를 착용하면 코가 막히고 입안은 쉽게 건조해졌다. 끈이 닿는 귀 뒤쪽은 벌겋게 달았고, 콧잔등이 항상 붉게 헐어 있었다.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장비는 그만큼 혹독한 댓가를 치러야 했다.(이주리 대구가톨릭병원)

 

코로나환자가 급증하자 대구로 파견지원이 결정됐다. 지원하겠느냐는 질문에 “가겠다”고 답했다. 메르스를 겪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간호학생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감사했다.(이나윤 영주 적십자병원)

 

화장실을 한번 갈 때마다 방호복을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고 혈세를 낭비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커피와 카페인 음료는 마시지 않았다.(한순욱, 퇴직후 자원자)

 

아빠도 응급실에서 환자를 간호하는데 엄마마저 코로나 중환자실에 근무하면 우리 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까. 사명감보다 모성애가 앞서는 건 어쩔수 없었다. 결국 정부모님께 아이를 맡겼다. 시골에 아이를 맡기고 돌아서면서도 손 흔드는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김민아 칠곡경북대병원)

 

장기간 입원하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할아버님이 “죽기 전에 꼭 한번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하셨다.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 생각이 나셨던 모양이었다. 우리는 당황했지만 영양실의 협조를 얻어 따뜻한 짜장면을 만들어드렸다. 그리도 좋아하신 짜장면 한 그릇을 다 비우지 못하셨지만, 할아버님이 좋아하던 모습을 지울 수 없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곳에서 사람이 전할 수 있는 따뜻한 온정은 서로에게 힘을 준다. (안영길,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청도대남병원에서 정신과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은 일부 환자들에게 억눌러있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간호사의 얼굴에 침을 뱉거나 환자의 공격에 의해 방호복이 찟어지기도 했다. 진정제를 투여하다가 환자의 강한 발길질에 배를 걷어차이기도 했다. 환자 앞에서는 태연하게 주사처치를 했지만 걷어차인 복부 통증으로 병실에서 나온 순간 그대로 주저 앉기도 했다.(이재운 국립부곡병원)

 

이중 삼중의 장갑을 끼고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면 10분만 움직여도 땀이 쏟아지고 고글에 습기가 찼다. 두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 권장 시간 두 시간을 훌쩍 넘겨 5∼6시간을 일했다. 집에 갈 수 없어서 구석진 곳에서 움크리고 잠을 청하기도 했다.(이나윤 영주적십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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