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의 가치사전 3] 독서; 책 읽는 사람은 스스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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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의 가치사전 3] 독서; 책 읽는 사람은 스스로 발전한다
  • 박민영_인문작가
  • 승인 2020.10.0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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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세공인이었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기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곧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보석세공인이었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인쇄기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곧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독서는 자신을 심미적, 철학적, 도덕적 존재로 만드는 즐거움을 준다. 독서하는 사람은 자기 안에 자가발전 시스템을 갖춘 것과 같아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를 개선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 인간을 무엇을 배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러나 독서가 제공하는 성찰과 비판의 힘은 역사적으로 지배계급에게 항시 위협이 되어왔다. 지배계급에게는 자신에게 맹목적으로 복종할 피지배층이 필요했다. 오랫동안 노예와 여성, 하층민들은 문맹으로 남도록 사회적으로 강제되었다. 그들이 근대에 문맹을 벗어나게 된 것은 지배층의 호의 때문이 아니었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분화로 글자를 가르치지 않으면 그들에게 더 이상 노동을 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1840년까지도 영국과 프랑스는 인구의 절반이 문맹이었고, 러시아는 문맹이 98%에 달했다.

역사적으로 지배자들의 권력을 위태롭게 하는 지식을 유포하는 지식인은 늘 경계 대상이었다. B.C. 411년 아테네에서 프로타고라스의 책들이 불태워진 것, B.C. 213년 법가 사상에 기반을 둔 통일정책을 시행하던 진시황제가 분서갱유한 것, A.D. 1세기 아우구스투스가 시인 코르넬리우스 갈루스와 오비디우스를 추방하고 그들의 책을 금지시킨 것, 303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 책들을 불태운 것, 1933510일 베를린에서 나치 선전부장 파울 요셉 괴벨스가 10만 군중 앞에서 2만권의 책을 불태운 것은 모두 권력을 위해서였다.

고대의 파피루스나 양피지로 된 책은 너무 비싸서 왕이나 귀족이 아니면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귀한 물건이었다. 지식은 부유층이나 지배층 아래로는 전혀 전파되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단순한 선들로 이루어진 표시를 보고 그 뜻을 해독할 수 있는 것을 매우 신기한 능력으로 여겼다. 성서도 본래 그런 책들 중 하나였다. 책들은 모두 일일이 손으로 베낀 것이었다. 15세기에 이르기까지 유통되는 책의 양은 통상 120부 미만이었고 1천부에 달하는 책은 거의 없었다

무문자 사회에서 사람들의 기억력은 현대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오늘날 바가바드기타아함경을 통째로 외우는 사람들을 상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무문자 사회에서 종교인들은 그것을 다시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통째로 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문자를 이용하면서 인간의 기억력은 어느 정도 퇴화되었던 것이다.

보통 교육이 실시되기 전까지 책 읽어주는 사람, 즉 독사讀師는 동서양에 광범위하게 존재했다. 그들은 돈이나 양식을 받고 책을 읽어주었다. 글을 모르는 사람, 책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 혹은 직접 읽는 것보다 감칠맛 나게 읽는 독사가 읽어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를 애용했다. 사람들은 모여서 독사가 읽는 것을 들으며 울고 웃었다.

영국의 스타 작가였던 찰스 디킨스는 전국 주요 도시를 여행하며 낭독회를 가졌다. 오늘날 작가는 독자의 박수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는 고독한 직업이지만, 당시의 작가는 가수나 배우처럼 낭독회에서 독자들의 환호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디킨스는 한 작품의 낭독과 몸짓을 연습하는 데 적어도 2개월 이상을 투자했다.

인쇄기의 발명으로 필사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인쇄기의 발명으로 수많은 독서가들이 동일한 책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은 더 이상 학자와 교회만의 소장품이 아니었고, 세계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라틴어로 쓰여져 있던 성서가 번역 출간되자, 성직자의 입을 통해서 기독교의 정신을 이해했던 민중들이 이제 스스로의 머리로 무엇이 참된 기독교의 정신인지를 판단하게 되었다. 교회가 마르틴 루터를 박해하려 했을 때는 이미 성서를 직접 읽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지지자가 되어있었다. 종교개혁의 일등공신은 바로 인쇄기였던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러나 책에 모든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카프카는 사람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 무언가를 읽는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해답을 찾기 위해서도 책을 읽지만, 질문하기 위해서도 책을 읽는다. 어쩌면 질문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더 올바른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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