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인의 〈푸른 하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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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인의 〈푸른 하늘은〉
  • 김경남 기자
  • 승인 2020.09.04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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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가고 당진 맷돌포항에서 바라본 열린 가을 하늘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詩人)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 91일부터 97일까지 금서읽기주간이다. 70,80년대 독재 정권 시절도 아니고, 금서가 있다는 것도 어리둥절하지만 이에 맞서 금서를 읽겠다고 금서읽기주간을 만든 이들도 궁금하다.

금서읽기주간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교육청이 특정 집단의 자의적인 주장을 받아들여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서 특정 책 12권을 검열하도록 지시한 사건에 항의하여, 그해 7월에 국회에서 독서, 도서관, 출판의 자유를 주장하는 토론회를 열고 금서읽기주간을 실시하기로 했다.

금서읽기주간을 이끄는 단체는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 이 단체는 독서, 도서관, 출판 등 책과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사회 단체가 연대하여 민주주의 기본 원리이자 근본규범인 표현의 자유와 이를 뒷받침하는 독서 및 도서관의 자유를 확대해나가기 위해 결성한 시민단체이다.

금서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독재 정권시대에 민중을 탄압하고 그들의 사상을 강제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사상과 이념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서제도가 2020년에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고, 이에 맞서 저항하는 이들이 있다.

김수영 시인은 의 시인이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바람이라는 권력에 맞서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과 혁명을 노래한 시인이다.

김수영 시인은 4.19혁명과 이를 5.16군사쿠데타로 짓밟고 들어선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자유를 위해서 비상(飛翔)해 푸른 하늘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혁명이 필요하고, 혁명에는 피 냄새가 나고, 그래서 고독하다고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혁명을 꿈꾸는 이들은 피 냄새를 맡지 않는다. 그들은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 광장의 목소리는 아픔을 이야기 하고, 분노를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개인이 모여 우리가 되고 우리들이 되는 축제의 장이다.

그들이 광장에 모여 우리가 되고 우리들이 돼서 낸 목소리는 커다란 울림이다. 그 울림은 우리를 바꾸고 우리들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광장의 촛불만 촛불이 아니다. 어디에서든 불의에 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모여 울림을 되면 그 모든 게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다.

금서읽기도 목소리다. 그 목소리에 공감하고 화답하여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생기고 그들의 목소리가 모여 울림이 생기면 그 울림은 촛불이 된다. 금서읽기는 악습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독자의 권리를 찾는 이들이 모여 만들어 낸 촛불이고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비상(飛翔)하는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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