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끄럽고 죄스러운 아산시 ‘아산 항일민족운동 자료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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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끄럽고 죄스러운 아산시 ‘아산 항일민족운동 자료 전시관’
  • 김경남 기자
  • 승인 2020.08.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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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에 존재하지만 누군가 볼까 부끄럽고, 그래서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께 죄스러운 곳이 있다.

아산시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201944일 신정호 공원 내에 마련한 아산 항일민족운동 자료 전시관(이하 전시관)’이 그 곳이다.

지난 15일 아산 독립운동의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그 분들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아산항일민족운동 자료 전시관을 찾아갔다.

전시관은 소녀의 상 20여 미터 뒤 매점 한 구석에 마련되어 있었다.

전시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매점 주인 아주머니가 어서 오세요하고 인사를 한다. “손님이 아니고 전시관 자료를 관람하러 왔다고 대답하는데 왠지 낯설고 미안했다. 나갈 때 음료수라도 한 병 사야할 분위기였다.

전시관은 20여 평 남짓한 매점을 반으로 나눠 10평정도의 공간을 마련하고 그 곳에 자료를 전시했다. 매점을 반으로 나눠 사용하다 보니 하나뿐인 출입구도 매점과 같이 사용한다. 이곳에 출입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매점 손님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시관에 들어서면 손님인줄 알고 반갑게 인사하는 매점 주인에게  어색하게 답례 인사를 하는 머쓱한 경우가 생기게 된다.

천안에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열사가 있다면, 아산에는 김복희 독립운동가가 있다. 김복희 지사는 유관순열사의 이화학당 2년 선배다.

아산에서는 1919311일 이후 학생들과 천교도인들을 중심으로 만세시위가 전개됐다. 331일 밤 아산군내 각 면의 동리 산 50여 개소에 일제히 횃불이 올랐고, 아산 관내 2500명의 군중이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만세운동을 벌였다. 염치면 백암리 방화산 위에도 횃불이 올랐다. 이 곳에 횃불을 올리고 만세운동을 주도한 이가 김복희와 영신학교 교원 한여순이다. 이 둘은 모두 여성이다. 당시 남자들도 선뜻 나서서 주도하지 못한 만세운동을 여성의 몸으로 앞장서 주도했다. 이일로 김복희와 한여순은 공주교도소에 투옥되어 1년의 옥고를 치렀다. 이후 김복희는 이화여자전문학교 보육과를 졸업하고 교육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아산지역 독립운동가들은 아산의 동학농민혁명, 항일의병운동,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근대 항일민족운동의 큰 흐름과 함께 했다.

정수길 지사와 임천근 지사 등은 3. 1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26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재판정에서도 우리의 행위는 조선 민족의 정의와 인도에 기초하여 의사 발동한 것으로 범죄가 아니다라고 독립운동의 결연한 의지와 정당성을 밝혔다.

1907년 고종폐위와 군대해산 등으로 국권이 침탈당했다. 이에 분개한 송악의 이성열은 집을 팔아 안성과 여주에서 의병에 가담했고, 서병림은 온양에서 의병을 일으켜 싸우다가 충북 제천으로 옮겨 활약했다.

이규갑, 최익수, 진수린은 3. 1 만세운동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임시정부에 참여해 활동하거나 독립자금을 지원했다.

이규풍, 이인화, 이일영, 이세영 등은 만주와 연해주로 건너가 독립군으로 활동하면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다. 박안라, 오세라, 이애라는 여성의 몸으로 이들과 함께 활동했다.

아산에는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대한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애국지사와 열사, 의사들이 있다.

그러나 아산시가 그분들의 항일운동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아산 항일민족운동 자료 전시관1년이 넘도록 매점 한 구석 10평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산시는 신정호 주변 카페나 식당을 홍보하기 위해 지도까지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관에는 아산지역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릴 그 흔한 팸플릿이나 리플릿 하나 비치되어 있지 않다.

전시관은 매점을 찾은 손님들이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으면서 잠깐 눈으로 둘러보다 가는, 매점 주인이 설치해 놓은 것으로 착각하기 딱 좋은 그 정도의 상태로 그 자리에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단재 신채호 선생님이 조선상고사에서 한 말이다.

아산시의 위정자들이 목숨 걸고 일제에 맞서 싸운 항일 독립운동가 분들을 기억하고 계승하겠다고 떠들었던 말들이, 매점 한 구석에 마련된 10평의 공간, 딱 그 정도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었다.

오세현 시장과 시의원들은 지난해 44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전시관을 개관할 당시 개관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떠난 후 단 한번이라도 이곳을 다시 찾아와 봤을까?

찾아와 봤다면 이곳을 찾은 우리 아이들이 이런 전시관에서 우리 지역 독립운동의 역사를 배우고, 항일운동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타지에서 신정호로 놀러왔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매점 한 구석에 마련된 전시관을 보고 아산시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생각할까?

아산시와 시의회는 마땅한 전시공간이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얼마전 시의원들은 하반기 부의장 자리 다툼을 하다, 상대당 의원들과 마주하기도 싫다며, 관련 규정없이도 하루만에 같은 정당 의원들만 사용하는 정당 의원사무실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시의원들이 하루만에 만들어낸 정당 의원사무실보다 전시관이 결코 넓지 않다.

아산시는 탕정에 비수도권 최대규모 '메모드급' 신도시가 개발된다며, '50만 자족도시', '더 큰아산', '행복한 시민' 구호에 한 발자욱 더 다가섰다고 홍보하고 있다.

'50만 자족도시', '더 큰 아산', '행복한 시민' 구호에 어울리는 '아산 항일민족운동 자료전시관'은 어떤 모습일까?
전시관을 나오면서 너무 부끄럽고 죄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한참을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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